몇 달간 많은 대화를 했었던 외국인 친구들... 편하게 가볍게

 외국인 친구라고는 하지만, 얼굴 보고 대화를 한 적은 없고, 그저 메신저로 대화했던 친구들 이야기이다. 이 친구들과 대화하는 데에 참 많은 시간을 썼었다. 그만큼 궁금한 것도 다르다고 느껴졌던 것도 많았었다. 재미도 나름 있었고... 지금은 약 보름 가량 메신저 접속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이젠 별 재미가 없다.; 원래 인간관계 자체에 큰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다보니...

 가장 대화를 많이 나눴던 친구들은 동갑내기 이탈리아 여자와 역시 동갑내기 인도네시아 여자이다. 왜 여자 뿐이냐고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남자니까... 사실 대화 나눴던 사람중에 터키인 남자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 쪽에서나 이 이쪽에서나 동성보다는 이성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탈리아 친구는 독립심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자존심이 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특징은 그리스인 여자애들 두명에게도 두드러졌었는데, 유럽여자들의 특징인것 같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는다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었고, 심지어 남자들에게 경제적 물리적 지원을 받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하면서 누가 더 많이 버는가는 중요하지 않고, 그냥 둘다 일했으면 한다고 한다... 여자도 이제는 독립을 해야하며, 언제까지 남자에게 기대고 살수는 없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또, 남자가 '지켜줄게' 라는 말을 해도 '나 스스로 지킬 수 있는데.' 라고 대답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남자가 요리나 집안일을 잘 하는 것에 전혀 아무런 플러스 점수를 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건 내가 하면 되는건데' 라면서. 
 이 친구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화상대화도 몇번 했었다. 독립심이 강하고, 털털한 성격인 것은 참 좋았으나, 서양식 개인주의 때문인지, 그냥 넘어갈 만하다고 생각되는 것에도 불같이 화를 내곤했다. 일단 화가 나면 나의 기분을 박박 긁어놓는 재주가 있고, 나의 행동에 반성을 하거나, 변명을 해도 들을 생각을 안 한다.;;ㅜㅜ 유럽인이기 때문인지, 개인적인 성격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대화해본 유럽인이 몇명 없기 때문에...
 유럽이라는 곳에 어느정도의 환상 비슷한 것을 갖고 있었는데, 한 가지 빼고는 그 환상이 깨지지 않았다....; 그 한가지는 근로시간에 대한 것이다. 유럽인들은 5시간 정도만 일하고, 띵까띵까 놀줄 알았는데 8시간 정도 일한다고 했었다.(쉬는 시간은 당연히 이 중에 포함)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이 친구와 처음에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를 떨곤 하다가, 나중에는 거리를 두게 되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성격이 좀 있다보니, 싸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가 너무 구질구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ㅜㅜ;; 한번은 쇼핑하고 왔다고 하는데, 청바지하고, 반팔티하고, 신발하고 샀다는데 한화로 계산하면 4만원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급여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나라에서 옷값은 엇비슷한가보다...;(더 싼가?) 그리고 같은 반도국가인데, 여름에는 한국보다 안 덥고, 겨울에는 덜 춥다. 이 친구의 나라에 대해 듣다보면 우리나라가 참 싫어진다.
 
 인도네시아 친구는 같은 아시아인이다보니 아무래도 유럽인만큼 다른 점을 크게 느끼기가 힘들었다. 예전에 닉쿤이 태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사는거 비슷비슷하다고 하던데, 인도네시아인도 그런것 같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고 느낀 것은 먼저 친구 등록해서 먼저 대화를 거는 등의 적극성이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류가 워낙 거세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마구 보여주는 점. 이 친구를 비롯해 다른 인도네시아 여자들은 나보고 아주 괜찮게 생겼다고 말하는 점들은 참 좋았다. 아무리 한국에 불만이 많아도 나의 외모, 국적, 문화, 연예인 등등 거의 모든 점을 좋아해주니, 기분이 좋기는 했다. 
 김남길, 슈퍼주니어를 굉장히 좋아했다. 이 친구는 한국인도 전부 슈퍼주니어를 좋아는 줄 알고, 슈퍼주니어의 노래 중 어떤 걸 가장 좋아하는지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지를 묻곤했다. 그러나 나는 슈퍼주니어의 음악은 내가 추구하는 음악하고 다르다보니, 잘 모른다고 하니까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빅뱅 노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친구는 내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경우는 전혀 없었지만, 대화가 잘 안 되는 특징이 있었다. 이 친구 뿐 아니라 다른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영어를 잘 못 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가 김남길과 같은나라 사람이다보니, 그냥 뭐든지 신기하게만 생각하는 것이 문제였다. 친구라면 이런저런 얘기를 서로 나눠야하는데, 일방적으로 한국에 대해, 한국 연예인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고, 틈만나면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한다. 한국어 책을 사서 공부하는 점은 정말 기특하고, 감사하긴 한데... 굉장히 어려운 언어로 분류되는 한국어를 영어로 가르친다... 영어도 잘 안 되는 사람이 이걸 하려니 머리가 터질 것 같다...ㅜ 얼굴을 마주보고 있으면 훨씬 쉬울 것 같은데, 메신저로 순수 영문으로 가르치는 것이 내게는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슬슬 그 친구를 피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다른 나라 사람과 대화하면서 그 사람에 대해, 그 나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경험이긴 한데, 이젠 흥미를 잃어서 메신저를 안 하고 있다.
 

 이 두친구를 비롯 다른 외국인들과 대화하면서 상당히 놀랐던 점이 하나 있다.  
 '나의 외모는 내수용이 아니다.'
 이것이었다. 국내에서는 참 안 좋은 평가를 받는데 반해 유럽에서는 큐트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나이스, 핸섬, 굿등의 평가를 받게된다. 왜 하필 이런 나라에서 태어나서 이리도 외롭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덧글

  • fendee 2010/08/10 17:04 # 답글

    재미있는 경험을 하셨네요.
  • 늄테뉴 2010/08/10 17:27 #

    나름 재미있긴 했었어요.
    유럽하고는 시차가 워낙 나다보니, 대화하다가 제 생활리듬이 많이 깨지는 단점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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